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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부 보름살기

아이와 두번째 해외살기, 어디로 갈까?

으니맘토리 2023. 12. 6.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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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호바루에서의 첫 번째 한 달 살기를 마치며

이 글을 쓰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으니가 5세였던 올여름 한 달간의 조호바루 한 달 살기를 성공적으로 마쳤지만 우리 가족에게는 휴식이 필요했다. 끈끈한 가족애와 추억을 얻었지만 통장 잔고는 너덜너덜해졌고, 언어에 대한 자신감은 얻었지만 한국에서 다니고 있는 영어유치원 진도는 많이 뒤처졌다. 넥튜브만 있으면 배영이든 자유형이든 잠수든 물속에서 자유로운 녀석을 보며 웃음 지어지긴 했지만 두 눈 가리고 두 귀 닫고 한국에서 처리해야 할 쌓여있는 일을 보며 도망치고만 싶었다. 더 좋은 곳으로의 여행을 위해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힘과 의지를 얻는 것이 여행의 순기능이라면 나는 그와는 정반대였다. 한국에서의 생활에 적응하기가 힘들었다. 아무 걱정 없고, 아무것도 필요하지 않았던 무소유의 조호바루에서의 생활이 그립기만 했다.

조호바루-한달살기
조호바루 한달살기 포레스트 비치

 

 

 

무지출 챌린지가 필요할 때인데!

겨울에 가기 좋은 여행지를 매일 찾아보고, 윈터캠프 설명회도 매일 찾아들었지만 또 한 번 한달살기를 계획하기란 쉽지 않았다. 처리해야 할 분양권 문제와 이사문제, 대출문제 등등 허리띠를 졸라매고 하나씩 해결해야 할 때였다. 그렇게 시간이 가기만을 기다렸다. 소비가 나의 주 원동력이며 주 일과인 줄 이제야 깨달았다. 무지출 챌린지를 하며 지냈더니 하루 종일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겠더라. 핸드폰을 열면 자꾸 사야 할 것이 생각났고, 평일 저녁과 주말 일정을 생각하면 지출이 부담되어 하나도 즐겁지가 않았다. 극 I인 집돌이 으니파파는 최대한 나가지 않길 원하는 주의라 나만 참으면 되는데, 그게 또 쉽지가 않았다. 매일 밤 따뜻한 나라로의 여행을 꿈꾸다가, 결국 일을 저지르고 말았다.

 

 

 

영어유치원 원장님의 한 마디

그 일의 발단은 영어유치원 원장님의 한 마디였다. 학창시절을 뉴질랜드에서 보내고, 현재 영어유치원을 운영하고 있는 원장님께서는 해외캠프에 대해 관심이 많다. 그리고 본인의 어린 시절 해외에서 보낸 시간들이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다고 하며, 언제든 갈 수 있는 환경이 되면 가는 것이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 확신하신다. 으니의 이번 한 달 살기 유치원도 알아본 경로와 일정에 대해 많이 궁금해하셨는데, 그 뒤에 으니에 대한 작은 조언을 해주셨다. "어머니, 으니가 조호바루 다녀온 뒤에 확실히 언어에 대한 자신감이 생겼어요. 새로운 언어를 받아들이는 것을 굉장히 재밌고 기쁘게 생각해요!" 오 마이갓. 한 달간의 해외 생활로 언어에 큰 변화는 없을 거라 생각했지만 확실히 자신감이 생겼나 보다. 그 후 등 하원길에 마주치는 담임선생님과 이사장님에게도 비슷한 평가를 들었다. 언어는 자신감이지. 효과가 있다고 하니 참을 수가 없겠는 걸.

 

 

 

으니파파랑 상의는 했어? 근데 왜 세부야?

내가 생각해도 이건 도저히 실행하기 힘든 일이라 생각했는지, 으니파파와 상의하거나 허락을 구하지도 않았다. 도저히 여러 생각으로 잠이 오지 않았던 어느 가을날 새벽 나는 세부행 항공권을 구입하고 말았다. 왜 세부였을까? 일단 우리는 어학만큼이나 물놀이가 중요한 가족인데, 1~2월에 따뜻한 날씨에서 수영을 할 수 있는 동남아는 그리 많지 않았다. 여러 번 가봤던 베트남은 오히려 관광하기 좋은 초가을의 날씨라 수영은 어려울 것 같았고, 위시리스트 상단에 있는 발리는 최악의 우기 시즌이다. 바다가 예쁜 태국의 바다도 생각했지만 건기에 가격이 매우 올라가고, 어학을 위해 가기에는 일정상 어려움이 있었다. 그 생각의 끝에 바다수영이 원활하고 대구공항에서 직항도 있고! 가격도 저렴한 세부로 당첨!

 

 

 

세부에 가서 하고 싶은 것들

일단 이번에는 양심상 보름살기 일정으로 항공권을 예매했기 때문에 따로 윈터캠프는 예약하지 않았다. 세부의 어학원 연계 장기숙소들은 컨디션이 좋지 않아 가성비 호텔을 머물기로 결정했기 때문에 기관생활은 힘들 것 같다. 다만 영어가능한 시터를 고용하거나, 오전에 튜터 수업을 잠시 해볼까 싶기도 하다. 그 마저 여의치 않으면 영어 단기 클래스가 가능한 키즈카페를 이용해서 하루 한 타임 정도 노출만 시켜볼까 한다. 으니맘의 검은 속내는 제일 사랑하는 보라카이 바다를 세부에서는 쉽게 다녀올 수 있으니 중간에 보라카이 바다를 보여주러 다녀올까 싶다. 몇 달이 지난 후에 힘들게 고백한 으니파파에게 며칠간 심하게 혼났지만 세부 출발할 때까지 긴축재정과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어 믿음을 줄 예정이다(?). 으니와의 두 번째 해외살이. 세부 보름 살기 준비! 지금부터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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